• “상각해 세제혜택 받고도 끝까지 추심?”…5년 장기연체자 구제, 정부가 직접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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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각해 세제혜택 받고도 끝까지 추심?”…5년 장기연체자 구제, 정부가 직접 나서야

      금융사, 부실채권 상각 후 손비 인정 통해 법인세 부담 감소 가능

      소멸시효 5년 지나도 연장·추심 반복 문제…금융당국도 관행 개선 추진

      “5~7년 장기연체자까지 실질적 재기 연결하는 정부 주도 관리 필요”

      정부가 장기 소액연체자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금융회사나 채권추심기관이 장기연체채권을 어떻게 회계·세무상 처리하고 이후 추심을 지속하는지까지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금융회사가 회수 가능성이 낮은 연체채권을 이미 상각해 대손·손비로 인정받음으로써 과세소득과 법인세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얻고도, 해당 채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를 연장하며 장기간 추심을 이어가는 관행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문제제기다.

      금융당국 역시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2026년 2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연체채권 관리 개선 방향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통상 연체 발생 후 일정 기간이 지나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채권을 상각하고, 일정 요건 아래 법인세법상 손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특히 금융회사는 일반 사업자와 달리 채권의 소멸시효 완성과 별개로 상각 단계에서 손비를 인정받을 수 있어 세금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먼저 얻으면서도 채권의 소멸시효는 계속 연장하는 유인이 존재한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금융당국도 상환능력이 사실상 없는 취약채무자의 채권까지 기계적으로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관행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섰다.

      제보자 A씨 “세제상 처리했다면 장기연체자 재기도 함께 생각해야”

      5년 이상 소액채무를 연체하고 있다는 제보자 A씨는 “채권자가 장기간 회수하지 못한 채권을 상각해 세제상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다면, 상환능력이 없는 채무자에 대해서까지 계속 채권을 살려놓고 추심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7년 이상 장기연체자 지원에서는 대상이 되지 못했고, 5년 이상 장기연체자에 대한 정책을 문의해도 일부 관련 기관이나 채권 관계자가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었다”며 “정책을 채권자의 자율적 판단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대상채권을 직접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행 정책상 ‘5년 이상 연체채권이면 채권자가 의무적으로 상각·소각해야 한다’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상각은 채권 자체를 법적으로 없애는 ‘채무면제’나 ‘소각’과도 구별된다.

      즉 금융회사가 회계상 부실채권을 상각하고 세법상 손비를 인정받았다고 해서 채무자의 채무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세금 혜택은 먼저 받고 채권은 계속 살린다?” 제도적 모순 점검해야

      금융당국이 문제 삼은 것도 이 같은 구조다.

      금융회사가 부실채권을 상각해 손비 인정을 받은 뒤에도 소멸시효가 다가오면 지급명령이나 채무승인 등의 방법을 통해 시효를 다시 연장할 경우, 회수 가능성이 사실상 낮은 채권이 장기간 추심시장에 남아 취약채무자를 압박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기존의 ‘원칙적 시효연장’ 관행을 ‘원칙적 시효완성’ 방향으로 전환하고, 금융회사가 상환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시효를 연장하는 관행을 개선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정책은 단순한 채무탕감 논쟁과 구별해 볼 필요가 있다.

      상환능력이 있으면서 고의적으로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과 실직·폐업·질병·생계곤란 등으로 수년간 사실상 상환능력을 상실한 장기연체자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금융시장 전체에도 효율적인지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5년이 중요한 이유…소멸시효와 특별채무조정의 경계

      정부는 현재 7년 이상·5천만원 이하 장기연체채권을 중심으로 새도약기금을 운영하는 한편, 5년 이상 7년 미만 장기연체자에 대해서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특별 채무조정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소멸시효 5년 이후 기계적인 시효연장 관행 개선까지 더해지면서 ‘5년 이상 장기연체자’를 어떻게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복귀시킬 것인가가 새로운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핵심은 채권자가 받을 돈을 무조건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이미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상각·대손처리하고 세법상 비용 인정까지 받은 장기연체채권이라면 채무자의 실제 상환능력을 다시 심사해 채무조정·소멸시효 완성·채권정리 등으로 연결하는 제도적 출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채권자에게 맡겨놓고 기다려서는 안 된다

      장기연체 문제는 금융회사의 장부에 적힌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년간 금융거래에서 배제되고 추심에 시달리는 취약채무자가 정상적인 취업·창업·소비·경제활동으로 복귀하지 못하면 그 비용은 결국 사회 전체가 부담하게 된다.

      정부가 장기연체자 재기를 정책 목표로 정했다면 이제는 금융회사와 대부업체의 자율적 참여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5년 이상 장기연체채권의 규모와 상각 여부, 소멸시효 연장 여부, 채무자의 실제 상환능력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환능력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확인된 취약채무자에게는 새도약기금이나 신용회복위원회 특별채무조정 등을 적극적으로 연결하는 정부 주도의 ‘장기연체자 재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회사는 이미 부실채권을 상각해 세법상 손비 인정 효과를 얻었는데, 채무자는 수년이 지나도록 끝없는 추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제도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장기연체자의 재기는 단순한 ‘빚 탕감’이 아니라 한 사람을 다시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사회생활로 복귀시키는 문제다.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대부업체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의 실제 처리 과정까지 들여다보고, 5년 이상 소액연체자에게 실질적인 출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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